2019년 12월 1일 티스토리 블로그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전에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만들기도 했지만 만들기만 하고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다. 하는 법을 모르기도 했고 귀찮기도 했고. 그 때는 귀찮았던 블로그를 왜 다시 시작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첫 글로 블로그 활동을 시작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 네이버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어릴 때 만들었던 기억나는 첫 메일은 초등학교 재학 시절 만들었던 "드림위즈"였는데 어린 나이에 해킹을 당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마 내 주변 누군가의 장난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좀 심했지) 결국 그 계정은 삭제했고 그 이후 만든 것이 다음 메일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네이버보다 다음을 더 많이 사용해 왔다. 역시 선점 효과가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교 2학년 때였나, 폰을 처음으로 개통하고 사용하면서 연락은 주로 폰이 담당하게 되었다. 덕분에 초등학교때까지 친구들과의 활발했던 메일 교류도 대부분 끊겼다. 이후로는 계속 폰을 사용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계속 폰에 전화번호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 전화번호들은 지금 쓰는 폰으로까지 그대로 전달되어 오고 있지만 사실 정작 연락을 하는 번호는 그리 많지 않다.  

 

 2G 폰을 계속 사용하다가 고등학교에 가게 되었고 그 때 친구들 중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친구가 등장했다. 전 화면이 키보드가 되는 것이 그 때는 그리 신기했었다. 당시 폰 게임을 하려고 네이트에 접속하면 요금 폭탄을 맞게 되는 경우들이 뉴스에 자주 등장해서 난 게임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을 가진 친구들은 이런 저런 게임을 받아서 하곤 했다. 나도 몇 차례 빌린 기억이 난다. 재밌었던 게임이 "레이디 버그" 였던 것 같은데.

 

 스마트폰이 신기했던 고등학생은 고2가 될 무렵 축구에 빠져들었고 점심 시간에 축구를 하러 나가면 형들이 알아볼 정도는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고3이 되니 나를 알아보는 후배가 생기기 시작했다. 때문인지 공부는 뒷전이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9월. 이 때 결심했던 것 같다.

 

'재수해야겠다.'

 

 마음을 정하고(?) 축구를 얼마나 신나게 했던지, 내가 그렇게 신나게 살았던 시절이 또 있었는지 의문이다. 모의고사 수학 문제 하나를 풀지 못한 것보다 점심시간에 축구하던 중 결정적인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한 것을 더 아쉬워하고, 그에 대한 분석을 더 열심히 했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왜 실력은 더 늘지 않았는지. 돌아보면 그리 잘 한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그냥 평균보다 좀 나은 수준이 아니었을까. (그래도 마냥 뛰어다니기보다 기본기에 충실했었고 머리보다 몸이 기억을 잘 하는 편이라 대학교 입학 후 교내 축구 대회에서 당시 내가 속했던 학과의 우승에 일조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재수 학원에 입성했다. 착한 학생들을 뽑는다는 독특한 기준을 가지고 있던 그 학원에서 아마 조금은 남들과 다른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돌아보면 그리 길지 않은 인생에서 손꼽을 만큼 꽤나 외롭고 힘들었던 시기였다. 다 합쳐봐야 20명 남짓 되는 재수하는 인원들 중 몇몇과 문제가 있었고 지금 생각해봐도 그리 원만하게 해결된 것 같지는 않다. 다행히도 그 때 만난 이들 중 다른 몇몇은 아직 연락이 닿는다. 외롭고 힘든 덕분인지 때문인지 생각은 참 많이 했던 시기였다.

 

 두 번째 수능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고 결국 원하는 대학에는 가지 못했다. 하지만 입학한 대학에서의 노력을 비롯한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그렇게 원하던, 이름을 대면 보통은 다들 아는 대학교의 원하던 학과에 재학중이다. 하지만 노력을 하면 이룰 수 있다는 성취감과 희열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원하는 대학의 바라던 학과에 다닐 수 있게 되면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지 못했고, 그렇게 속절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괴물같은 학생들과 경쟁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지쳐버린 것이었다. 이미 군대를 갔다 와서 도망갈 구석도 없었다. 이런.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나이가 들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는 좀 넓어진 것 같다. 문제는 그렇게 넓어진 시야로 본 세상은 내가 기대하던 것과 많이 달라 혼란스럽다는 것이다. 이미 한차례 목표를 달성한 뒤 새로운 목표 없이 마냥 달리기만 하다가, 어쩌면 달리는지 걷는지도 모를 애매한 상태에서 문득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아주 어린 키즈 유튜버가 100억에 육박하는 건물의 건물주가 되었다고 한다. 고등학교를 같이 나온 친구 하나는 대학 창업 동아리에서 시작한, 훌륭한 일을 하는 스타트업의 대표가 되었다. 친한 형 한 명은 뚜렷한 목표가 있어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모든 일에 열정이 넘쳐 그 성과를 조금씩 거두는 것이 보인다. 다른 친구들도 하나둘씩 취업을 했다는 소식이  슬금슬금 들려온다. 그럼 난?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나아가는 것을 보니 가만히 있기만 해도 계속 뒤쳐지는 것 같은 내 모습을 보며 초조해졌다. 똑같이 뛰어도 그 속도가 느리면 뒤쳐지는 세상이다. 그래서 찬찬히 생각을 해봤다. 취업은 딱히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옛날부터 그랬다. 유튜버. 창업가. 연구자. 이것들을 내가 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축구. 공부. 내가 뭘 잘하는 지도 잘 모르겠다. 있기는 한 건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다 보니 결국 아주 중요한 문제에 도달했다.

 

'나, 뭐 해먹고 살지...?'

 

 지금 대학에서 배우는 것을 가지고 과연 먹고 살 수 있을까. 많은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겠지만 대학교 고학년이 될수록 그 대답은 "NO"에 가까워진다. 심심치 않게 들리는 소리는 "어차피 회사 가면 다 다시 배워야 돼!" 이런 것들. 교수님들은 말씀하신다. "여러분이 입사해서 학부때 배운 걸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많지 않습니다.(그러니 대학원에 와서 더 배우세요.)"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내 상황이었다. 과가 바뀌면서 확실히 더 재밌게 공부를 하고 있지만 문제는 성적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성적이 중요한가, 아는 것이 중요하지"라며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막상 돌아보니 아는 것도 딱히 없는 것 같다. 정말 큰일이 난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부자는 되고 싶었으나 할 줄 아는 것은 없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점점 커지는 것 같은 생각에 착잡한 심정으로 내가 뛰어든 곳은 인터넷이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든지 입장할 수 있는 도피처이기에. 부자가 된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부를 쌓을 수 있었는지를 찾아봤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많다. 사업 소득,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 온라인 스마트 스토어 등. 내용을 보면 그럴싸 한데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것들.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자신있게 "Yes"를 외치기는 좀 애매한 일들.

 

 그렇게 정보의 바다 속에서 한참을 휩쓸리던 중 한 유튜브 채널에 닻을 내리게 되었다. "N잡하는 허대리"라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 채널명에서부터 부업이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는데 과연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영상들을 보다 보니 어딘가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파이프라인 일화는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도통 모르겠어서 지쳐가던 중이었는데 실질적으로 내가 해볼 수 있을 것 같은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했던 한 가지.

 

'일단 시작해라'

 

 가장 중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 기회가 있어도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기본적으로 생각(특히 잡생각 포함)이 매우 많은 편이기 때문에 쓸데 없는 걱정도 많고, 따라서 준비도 과하게 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일을 실행하는데 있어 시작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준비 > 조준 > 발사'가 아닌 '준비 > 발사 > 조준'의 과정을 거치라는 이야기가 해답을 주는 듯했다. 정보의 바다를 허우적거린 시간이 꽤 되는 탓에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가 여전히 남아 있었는데, 이 영상에서는 예시들까지 포함해 제법 상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었다. 막연하고 뿌옇게만 보이던 그 무언가가 이제 흐릿하게나마 윤곽선은 보이는 느낌.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가장 확실한 처방전은 어쩌면 하나의 선택지를 골라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유튜브 : 'N잡하는 허대리'님)

 

 방법도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 중에서 부담스럽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일들부터 해보려고 한다. 소소하게 투자를 하고 있고 영화를 보고 느낀점에 대해 곱씹는 것을 좋아한다. 어쩌다 보니 학교를 다니면서 제법 잘 다룬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런 내용들을 기반으로 재능 공유 플랫폼을 활용하여 수익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고 그 내용을 전자책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 중 흥미가 지속되어 계속 하게 될 것들도 있을 것이고 게으름에 못 이겨 하지 않게 될 것들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뭐 하나는 하게 되겠지. 지금처럼 내가 하려고 하는 일들이 진행되는 과정들을 이렇게 글로 남긴다거나.

 


 

 그래서 이 블로그가 만들어졌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들 중에 큰 부담 없이 시작해 볼 수 있는 것이 글쓰기인 것 같아서. 아마 글을 쓰는 것은 시간 간격이 좀 있더라도 꾸준히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군대에서의 시간을 잃어버린 2년으로 만들지 않겠다며 입대한 청년은 훈련소에서 소나기(중한 의 병영일)라는 공책을 받았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전역 당일 군 복무 일수와 같은 640편의 일기가 쓰여진 공책들을 들고 나왔다. 그 청년이 아직도 글을 쓰겠다고 블로그를 만든 것을 보면 "꾸준히 쓴다"라는 부분에서는 자신감이 좀 생긴다.

 

 질 좋은 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12월 1일에 쓰기 시작한 이 글을 14일인 지금까지 쓰는 것을 보면 신중하게 쓰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다. 한편 시험 기간임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한 글자를 고치더라도 매일 들어오고 있다. 그럼 어느 정도 처음의 목적은 달성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고쳐지는 만큼 질이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꾸준히 한 걸음씩 내딛는 것에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아무래도 내게 글쓰기라고 하면 하루에 있었던 일을 생각나는 그대로 줄줄 써내리는 일기를 쓰던 습관이 짙게 묻어나는 모양이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길어진 것도 같고. 그러면서도 오타가 없는지 계속 확인하게 된다. 오타가 있는 글을 남들에게 내보이기는 싫은 마음에. 나는 내 이야기니 옛날 생각도 나고 좋았지만 아마 처음 보는 사람이 느끼기엔 꽤나 길고 지루한 글이 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부디 그 시간이 흥미로우셨길 바라며 감사의 인사를. 이 블로그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지켜봐주시길 바라며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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