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대구에 갈 일이 있었다. 혼자 간 것이라면 아무 곳이나 누울 자리만 있으면 괜찮았지만 부모님과 함께 간 것이라 그럴 수는 없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숙소를 잡아본 적이 별로 없어서 애를 좀 먹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예상이 반은 맞았고 반은 틀렸다. 바로 호텔에 들어갈 수는 있었기 때문이다.

 

대구에 도착하자마자 들어간 곳은 이전에도 한번 갔었던 호텔이었다. 저번 경험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찾아온 것인데 방 상태가 이전 경험을 토대로 한 기대와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시간이 이미 9시가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부모님은 도저히 지불한 비용 대비 그만한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한다고 느끼신 것 같았다.

 

이미 9시가 넘은 시점이라 호텔로는 방을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처음엔 비싸도 호텔을 말씀하시던 부모님도 몇 차례 시도 끝에 호텔을 잡기 어려워지자 모텔도 잘 정리된 곳이면 괜찮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렇게 찾아가게 된 모텔이 동대구 호텔 포레스트 701이었다. (이름은 호텔이었지만 가보니 모텔이 맞는 것 같다.)

 

참고로, 검색 결과 금요일 밤, 3인 기준 아고다에서 최저가 16만 원 정도가 나왔다. 하지만 직접 전화를 하니 12만 원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묵을 수 있었다. 아무래도 수수료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가격을 떠나 방을 구할 수 있었던 것도 어찌 보면 다행이었다.

부모님은 사실 저렴한 가격에 모텔이라는 이름 때문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고 계셨던 것 같다. 하지만 결과는 제법 성공적이었다.

솔직히 나도 조금 놀랐다. 방 문을 열고 들어가자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는 침대와 차분한 분위기의 방이 우리를 반겼다. 이전 호텔에서 문제가 있었던 부분들 중 하나가 취침등이었는데 그 부분도 만족스러웠다. 들어간 직후에는 조금 추웠는데 시간이 지나니 보일러가 돌면서 밤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다.

욕실 앞 세면대에는 흔히 모텔에 구비되어 있는 것들이 다들 준비되어 있다. 가장 놀랐던 것이 사진 우측에 있는 스타일러였다. 이미 들어오자마자 분위기에 한 번 만족스러움을 느끼셨던 부모님인데 스타일러에서 이미 호텔 이상의 만족감을 느끼신 것 같았다.

욕실 내부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보통 모텔이라 하면 한 곳 정도는 청소 상태가 살짝 아쉬운 곳이 있을 법도 한데 이번 방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방 안에 컴퓨터도 있었다. 켜보니 윈도우7인 것은 조금 함정이었지만 사실 크게 상관없었다. 부모님은 늘 보시던 드라마를 보기 위한 TV가 더 중요하셨고 나도 노트북을 들고 갔기 때문이다. 와이파이가 잘 터져서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컴퓨터는 TV와 연결해 다운받은 영화를 보는 데 사용할 수는 있을 것 같았는데 요즘은 굳이 쓸 일이 있을지 잘 모르겠다. 사진을 찍지는 않았지만 컴퓨터 테이블 아래에 미니 냉장고가 있었다. 500 ml 물과 캔음료가 들어 있었다. 

전화로 문의했을 때 조식이 된다고 했었는데 그 식당을 찍은 사진이다. 방 내부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보이도록 인테리어에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조식으로는 토스트컵라면이 제공된다고 했었는데 커피시리얼도 있었다. 기대치가 낮은 상황이었다 보니 이것도 제법 만족스러운 아침으로 즐길 수 있었다. 토스트의 경우 토스트기 가열 다이얼을 중간에 놓고 빵을 구웠는데 살짝 탔다. 사용하게 되실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퇴실 전 2층을 둘러보니 제법 그럴싸한 구색을 갖추고 있었다. 코로나의 영향 때문인지 운영 중이진 않았지만 헬스장도 있었고 컴퓨터, 프린터를 갖춘 비즈니스 룸도 있었다.

모텔을 거쳐갈 일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이 정도 수준의 방이라면 다음 대구 방문 시 다시 찾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가 있었던 이전 호텔이 기대치를 많이 낮춰서 그런지 몰라도 호텔 포레스트 701에 대한 만족도는 제법 높았다.

확실히 호텔이라는 이름값만 가지고 영업을 하는 곳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경을 쓰는 모텔이 가성비 차원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번과 같은 상황이 앞으로도 반복된다면 차이라면 서비스적으로나 가격적으로나 호텔을 찾을 이유가 굳이 없어 보인다. 동대구역 근처에서 숙박을 해야 한다면 제법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숙박 후기

숙박일 : 금요일 밤

인원 : 3인

가격 : 12만 원

체크아웃 : 다음날 정오

위치 : 지도 참조

가성비 만족도 : 최하-하-중하-중-중상--최상

이상 동대구 가성비 호텔 포레스트 701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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