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앱테크를 두 가지로 분류한다. 실질적으로 현금이 통장으로 들어오는 환급형과 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생활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절감형이다. 오늘 소개할 앱은 기프티쇼라는 앱인데 내가 분류하는 기준으로는 절감형에 속한다. 다른 앱테크와 비슷하게 포인트를 적립하는 방식이지만 현금으로 환급할 수는 없다. 대신 이를 통해 식비를 절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잠깐 스포를 하자면 거의 재미로 하는 수준이라 큰 금액을 기대하신 분들은 미리 실망할 준비를 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다.
기프티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기프티콘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온라인 커머스라고 보면 될 것 같다. 단순히 기프티콘뿐만 아니라 해피머니 문화상품권, 도서문화상품권 등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기도 하고 롯데, 신세계의 모바일 상품권도 판매하고 있다. KT에 유독 친화적인 것 같아서 찾아보니 2008년 KT엠하우스(KT 그룹사)의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쇼 사업' 개시가 시작이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다른 통신사가 사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아래 이미지는 기프티쇼 실행 후 첫 화면이다. 현재 진행 중인 이벤트가 자동으로 넘어가고 바로 아래에는 카페, 베이커리 등 제휴된 업체의 기프티콘이나 백화점 상품권을 판매하는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아이콘이 배치되어 있다. 선택해 들어가면 각 카테고리별 인기 순위에 있는 상품들이 나타난다. 이 부분은 사실 생활비 절감이 목적인 나에게 큰 관심사는 아니다.
앱테크의 의미로 기프티쇼를 사용하기 위해 이벤트 탭으로 들어가면 아래와 같은 화면을 볼 수 있다. '럭키 룰렛'과 '출석체크'. 역시 확률성 포인트 제공에는 룰렛만 한 것이 없고 꾸준히 접속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출석체크만 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소소한 생활비 절약을 위해 오늘도 이벤트에 손가락을 내던진다.
2월 내내 단 하루도 빠짐없이 럭키 룰렛을 진행했는데 느낌상 저번 달보다 꽝이 나오는 횟수가 많이 적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계산해보니 대략 29일 중 24일간 10 포인트에 당첨되었다. 확률로 포인트를 주는 앱에서 82.76%의 확률로 꽝을 피했다는 것은 다른 앱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치이다. 소설을 한 번 써보자면, 2월이 다른 달에 비해 적립 가능한 포인트의 기댓값이 낮은 것을 고려해 담당자가 확률을 건드린다는 것이 이런 효과를 불러오지 않았을까 한다. 윤년이라 29일까지 있는데??
이어 두 번째 이벤트인 출석체크로 넘어간다. 출석체크는 시원하게 출석을 하는 날마다 정해진 포인트를 준다. 이번 달은 2월이라 10 포인트를 준다. 2월을 제외한 다른 달은 모두 하루에 5 포인트를 준다. 29일을 모두 출석하면 보너스로 300 포인트를 준다는 것이 제법 동기부여가 되어서 하루도 빠짐없이 출석을 완료했다. 전체 출석에 대해서는 '응모하세요!'라고 되어 있지만 적립받기 버튼을 누르면 100% 적립이 가능하다.
럭키 룰렛과 출석체크는 이벤트라고 되어 있지만 매달 하는 이벤트이다. 작년 12월에도, 올해 1월에도 이벤트라는 이름으로 계속 참가했던 두 가지 이벤트이다. 아마 별일 없으면 앞으로도 월마다 갱신되는 이벤트로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2월 29일 자정을 넘겨 3월 1일이 되었을 때 이벤트가 나타나지 않아서 살짝 당황했는데 자고 일어나 확인해보니 어김없이 이벤트 항목으로 돌아와 있었다. 작년 12월에는 같은 상황에 많이 당황해서 올해 1월 1일에 출석체크를 하지 않고 넘어갔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벤트로 적립한 포인트는 그 달이 넘어가기 전에 모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2월에 적립한 포인트는 2월에 모두 사용하지 않으면 사라진다. 아무리 꾸준히 포인트를 적립해도 마지막 날 하루 깜박하고 포인트를 사용하지 못하면 허사가 되는 것이다.
아래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듯 마이페이지에 들어가면 꾸준히 이벤트에 참여하여 적립한 포인트를 확인할 수 있다. 열심히 모아 봐야 그 달이 끝나기 전에 모두 사용해야 하는 포인트이기 때문에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일지도 한 번 생각을 해봐야 할 것이다.
매달 마지막 날에 포인트를 소진할 때 개인적으로는 식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편의점 상품권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편이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난 편의점 도시락으로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써야 할 포인트라면 고정적인 지출을 줄이는 것이 생활빌 절감에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 것도 한 몫 했다. 물론 CU 이외에 GS25나 세븐일레븐의 상품권도 있다. CU를 선택한 것은 단지 나의 생활 반경에 CU가 가장 많고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상품권은 100원,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10,000원으로 다양하다. 이 중에서 난 3,000원 권을 구매했다. 그냥 선택한 것은 아니고 나름의 분석이 있었다.
1. 나는 CU 편의점에서 기본적으로 통신사 할인 10%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프티쇼 포인트 사용 금액이 상품권 포함 전체 결제 금액의 10%를 넘어야 한다.
2. CU 편의점 도시락에서 내가 주로 구매하는 도시락의 경우 3,900원 ~ 4,300원 선이기 때문에 상품권 금액이 이것보다는 작은 편이 상품권을 한 번에 쓸 수 있어서 상품권 잔액을 다시 사용하는 등의 귀찮은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3. 모르고 있었는데, 기프티쇼 포인트 이외의 현금 결제분에 대해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번 달 적립 포인트는 861P로, 내가 주로 구매하는 도시락 최대 가격인 4,300원의 10%인 430P를 넘겼기 때문에 자동으로 첫 번째 조건을 만족한다. 따라서 포인트를 모두 소진한다고 하면 4,300원짜리 도시락을 구매할 때 실제로 지출하는 현금은 3,439원이 된다. 이제 두 번째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상품권의 금액을 결정한다. 상품권 가격이 3,439원을 넘기지 않는다면 얼마짜리 상품권을 구매하든 도시락 구매를 위해 지출하는 현금은 정해진 값이다. 따라서 선택지는 100원, 1,000원, 2,000원, 3,000원 권 상품권으로 좁혀진다. 이때 상품권 가격을 되도록 크게 잡는 것이 세 번째 조건에 따라 많은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고, 이는 다음 달에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할인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3,000원 상품권과 2,000원 상품권을 구매하는 경우를 각각 계산해보면 4,300원짜리 도시락을 구매할 때 할인율은 다음과 같다.
계산 과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많지 않을 것 같고, 결론만 그림으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다. 보라색은 상품권의 가격을 나타내고(테두리 포함) 진한 초록색은 상품권 결제에 따른 포인트 적립금을 나타내며 진한 파란색 테두리는 도시락 구매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현금을 나타낸다. 막대그래프 전체의 길이는 도시락의 가격(4,300원)을 나타낸다. 빨간색 선은 상품권 3,000원 권을 구매했을 때, 주황색 선은 상품권 2,000원 권을 구매했을 때 실질적으로 필요한 현금을 나타낸 것이다.
할인율로 보면 21.27% vs 20.68%, 금액으로 보면 25원의 아주 근소하지만 상품권 3,000원 권을 구매한 경우가 더 이득이다. 어디까지나 이런 분석이나 비교 과정을 즐기는 공대생이기 때문에 25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 한다.
위 과정을 거쳐 상품권을 결정하고 나면 결제를 진행한다. 어차피 다음 달이면 소멸되어 사용할 수 없는 포인트이기 때문에 굳이 남길 필요는 없다. 결제 과정에서 최종 결제 금액의 약 2.5%가 적립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수치를 위 계산 과정에서 사용하였다. 결제 수단을 '기쇼페이'로 했을 때 어떤 점이 더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검색 실력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홈페이지를 찾아봤을 때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은 딱히 없었던 것 같다.
구매한 기프티콘은 기프티쇼 앱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 결제를 완료하면 기프티콘이 이미지와 함께 문자로도 오긴 하지만 이를 통해 사용하면 다른 기프티쇼 기프티콘과 헷갈릴 우려가 있기 때문에 앱을 사용하는 편이 더 좋은 것 같다.
왼쪽 아래의 '바로사용'을 터치하면 다음과 같이 바코드가 등장한다. 설마 바코드와 일련번호를 그대로 올렸다고 생각하는 사람 없겠지? 이렇게 사용하면 사용이 완료된 기프티콘은 사라지기 때문에 헷갈릴 일이 없다. 지금 숫자 2가 뜨는 이유는 저번 달에 구매한 기프티콘을 아직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구매한 기프티콘의 유효기간이 1년이라는 점이다. 설마 이걸 잊겠어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문자로 온 기프티콘은 두어 번 날려먹은 경험이 있다. 사람이 바쁘게 살다 보면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도 일어나는 법이다.
나는 마침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 도시락을 종종 구매하는 편이라 편의점 상품권만 구매하지만 카페, 베이커리, 심지어 백화점 상품권까지 다양한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앱이기 때문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KT 통신사를 사용하는 분들에게 매우 친화적인 앱이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사용하기에 더 매력적인 앱테크 수단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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