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돈을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심지어 게임을 할 때도 그랬다. 예를 들어 "메이플 스토리"를 하던 시절, 레벨이 한참 높은 상황에서도 계속 슬라임을 잡았다. 이유는 첫째, 낮은 MP를 소모하는 스킬로 한 방에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고 둘째, 내가 데미지를 입더라도 깎이는 HP가 적기 때문이었다. 포션을 사용해야 원활한 사냥이 가능하지만 난 그 포션을 사는 돈이 그렇게 아까웠다. 포션이라고는 몬스터를 잡았을 때 낮은 확률로 나오는 것들만 사용했고, 나오는 아이템들은 대부분 팔아서 돈을 마련했다. 그렇게 모은 돈은 어떻게 했냐고? 레벨에 맞는 장비 구매 이외에는 그냥 모았다. 아무 이유 없이. 덕분에 레벨이 오르는 속도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현저히 느렸고, 그렇게 지루하고 재미없게 게임을 했으니 쉽게 질렸다.

 

 그렇다고 내가 게임 상에서 돈을 많이 모은 편도 아니었다. 내가 지루하게 게임을 진행하며 구두쇠처럼 돈을 모으는 동안 친구 한 명은 장사를 통해 "몇 억" 단위의 돈을 만지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그 당시가 초등학생이었는데 내가 아둥바둥 돈을 모으고 있을 때 그 친구는 겁 없이 비싼 아이템을 싸게 사고 비싸게 되팔아 훨씬 많은 돈을 빠르게 벌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나 설, 추석과 같은 기간에 한정판 아이템을 주는 이벤트가 있으면 난 그 아이템을 사용하기 위해, 그 친구는 그 아이템을 팔기 위해 게임을 했었다. 심지어 내가 꼬박꼬박 모았던, 몬스터가 드랍하는 돈을 그 친구는 푼돈 모아봐야 얼마 안 된다며 빠르게 이동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었다. 시간의 가치마저 냉정하게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 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게임에 흥미를 잃은 것이. 내가 옳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크게 부정당하는 그 느낌은 예나 지금이나 참 불편하다. 안 그래도 게임에 재능이 있는 편이 아닌데 내가 하고자 하는 것(돈벌기)마저 친구가 압도적으로 잘 하다 보니 격차가 심하게 벌어졌고, 별로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덕분에 그 큰 액수의 "게임머니"가 무의미함을 또래 친구들보다 조금 일찍 깨우친 것도 같다. 다른 친구들이 한참 게임 속에 빠져 있다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변한 것이 없는 본인의 모습을 보고 느낄 허탈감을 난 게임 속에서 이미 느껴버렸으니.

 

 10여 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게임을 하던 상황이 현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느낌이 든다. 당시 내 캐릭터의 포지션은 비교적 명확히 회사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레벨에 맞는 장비(집, 자동차) 구입에 필요한 돈(월급)을 마련하기 위해 꾸준히 사냥(출근)을 한다. 강한 몬스터를 잡기엔 소모되는 포션 등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쉽게 잡을 수 있는 몬스터를 선택한다. 가끔 나오는 포션(보너스) 덕분에 돈을 절약할 수 있다.

 

 반면, 게임에서 장사를 잘 했던 그 친구는 자본을 투입해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내는 법을 아는 사업가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메이플 스토리 세계 내에서 다른 유저들을 소비자 혹은 고객으로 삼아 사업을 하는 중이었던 것이다. 돈이 많아지다보니 더 좋은 아이템을 다량 취급할 수 있게 되고 그만큼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1 : 1 거래를 통해 돈을 벌던 그 친구는 이제 게임 내 자유시장에 본인의 좌판을 열어 놓는다. 게임은 지치지 않으니 켜놓기만 하면 물건을 판 돈이 자동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 때가 사업가에서 자본가의 반열로 넘어가는 순간이지 않았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는 왜 그 시스템을 현실에서 구현할 생각은 못 했는지 모르겠다. 내가 직접 일을 하지 않고도 수입이 발생할 수 있는 방법. 초등학생이어서 아직 세상 물정을 잘 모르고 겁이 많던 시기였기 때문일까. 성인이 된 이후로는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게 되었다. 내 노동력 투입을 최소화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일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자명하다. 만약 일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굳이 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동안 열심히 뒤져보니 몇몇 방법들이 있었다. 소위 말하는 "돈이 일하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들. 이른바 "돈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방법들. 너무 뻔한 이야기들도 있고 찾아본 뒤에야 깨달은 방법들도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좀 해보려 한다. 실제로 내가 실행에 옮긴 내용들도 있고 앞으로 실행을 계획하고 있는 일들도 있다. 물론 그냥 보기만 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들이지만 나는 습득보다 체득이 빠른 사람이고 그 과정에서 나오는 결과물들을 직접 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하던 것은 꾸준히 하고 계획 중인 것은 꼭 해보려고 한다. 시작은 일단 "내가 효과를 보고 있는 것"부터.

 

 게임 속에서 큰 돈을 만지던 그 친구는 어떻게 되었냐고? 사실 딱히 연락을 계속 하는 사이는 아니다. 언제부턴가 SNS에서도 잘 보이지 않게 되었는데 아마 먹고 살기 바빠져서 그렇지 않을까. 사업가로 대성하지 않을까 했는데 예상보다는 평범하게 사는 것 같다. 게임에서 하던 것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기만 했어도 꽤 큰 효과를 보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아마 현실과 다른 어떤 문제를 마주하지 않았을까. 그대로 실행하기엔 현실은 너무나도 게임이 아니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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