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버는 방법에 대해 찾다 보면 내가 일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돈이 돈을 벌도록 만드는 시스템,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를 증대시키는 핵심 원리이며 부의 파이프라인이라고도 하는 것 같다. 이런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사업, 부동산, 그리고 주식이 자주 등장한다. 자동화된 사업은 자신의 시간을 돈과 1 : 1로 교환하지 않도록 해 주고 부동산은 월세가 나오며 주식은 배당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여 열심히 뒤져본 결과 찾아낸 것이 전에 다룬 적이 있는 P2P 펀드였다. 

 

 그 P2P 펀드가 나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물론 지금은 꾸준히 수익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의심을 품은 채 적은 금액을 적립식으로 투자했다. 마음 한편에는 항상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의 첫 P2P 업체, 피플펀드에서는 몇 차례 지연 상환이 있었고 그중 두 개의 상품은 장기 연체가 발생하여 아직 법적 절차를 거치고 있다. 투자했던 것이 2018년 중순이었으니 그게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피플펀드에서 장기 연체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데일리펀딩으로 업체를 옮기게 되었고, P2P펀드 이외의 다른 투자처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주식은 이미 군대에서 모은 돈으로 시작한 지 오래였으나 시장에 헌납한 수업료 대비 수익은커녕 손해나 안 보면 다행이었고, 부동산은 초기 자본이 너무 커서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그때 발견한 책이 잠든 사이 월급 버는 미국 배당주 투자였다. 

 

과거 우연히 만난 책

 

 사실 이 책은 찾으려고 작정해서 찾은 책은 아니었다. 투자처 다각화 방안을 이리저리 고민하던 중 접하게 된 와디즈라는 클라우드 펀딩 업체에서 나온 투자 상품의 리워드로 제공되는 책이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 책의 저자들이 책을 발간할 비용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다.)

 

이 책도 저자들에게는 부의 파이프라인일 것이다. '인세'라고 하는.

 

 미국 주식 투자가 괜찮다는 이야기는 이전에 들은 바가 있었다. 하지만 늘 부딪히는 문제, '왜''어떻게'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 부분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었다. 책값은 10% 할인된 상황이었고 할인된 가격 정도는 연체가 발생하기 전 피플펀드에서 얻은 수익으로 충분히 커버가 되는 상황이었다. 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 저렴한 가격, 그리고 당시 충분했던 구매력. 꽤 오래전이지만 과감하게 구매를 결정했던 기억이 난다. 투자로 얻은 수익을 재투자하는 심정으로. 후술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이 재투자는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한다.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미국이라고 해서 뭐가 크게 다른가' 하는 의문이 가장 먼저 들었다. 나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많았는지 이 책은 첫 번째 장에서 그 가려움을 시원하게 긁어주며 시작한다. 평균 배당률이 더 높은 국가들도 있지만 왜 미국일까? 이는 미국 기업 사회에 대한 설명을 따라가면 이해가 된다. 이어 달러라는 기축통화가 갖는 이점을 곁들이자 내 궁금증은 대부분 해소되었다. 마지막으로 미국의 성장 과정을 근거로 미국 기업의 주주친화적 배당 정책을 설명하며 미국 배당주 투자에 대한 나름의 합리성을 보여준다.

 

배당률만 봐서는 왜 미국인지 알 수 없다.

 

 다음으로 고개를 드는 궁금증은 '왜 배당인가' 하는 점이다. 기업에게 있어서 배당이 갖는 의미에 대한 내용을 기반으로 왜 배당이 투자 결정을 위해 강력하게 참고할만한 지표임을 설명한다. 또한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배당주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리스크를 줄여주는지 보여준다. 이어 앞선 배당주의 특성을 기반으로 배당주 투자 방법에 대해 간략히 언급한다. 마지막으로 첫 번째 미국 배당주 투자를 실패로 마무리한 본인의 경험을 소개하며 첫 번째 장을 마무리하고 있다.

 

 두 번째 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왜 배당투자인가?'라는 주제로 글을 이어나간다. 앞 장에서 잠깐 언급했던 배당과 관련된 부분들의 심화된 내용을 공부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투자배당주 투자의 비슷한 점을 설명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분명 일장일단이 있는 두 가지 선택지인데, 개인적으로 지금 내 처지에 맞는 것은 미국 배당주 투자인 것 같다. 기업의 성장에 따라 배당이 증가하는 배당성장주라면 더더욱.

 

부동산이 빠를지 모르겠지만 소액으로는 힘들어 보인다.

 

 세 번째 장에서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배당주 투자를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 배당주 단 세 종목을 매수하여 배당금으로 내가 그토록 원하던 월급 외 수익(아직 받는 월급도 없으면서...)을 창출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을 보고 상상만으로 벌써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물론 처음부터 월급 수준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책의 설명에 따르면 매월 200만 원 수준의 배당금을 받기 위해서는 5억의 투자금으로 배당률 평균 5%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 5억이면 부동산이 나을 수도...?

 

보기만 해도 흐뭇해지는 '머니 파이프라인', 배당.

 

 이렇듯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잡으면 지치기 마련인데, 이 장에서는 투자 금액에 따라 기대할 수 있는 배당금이 일상에서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처음 통신비 단계(투자금 약 1,300만 원)에서는 통신비 지출을 배당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최종적으로 경제적 자유 단계(투자금 약 5억 원)에 도달했을 때는 일반 직장인 월급 수준의 배당 소득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배당금의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을 제시해 주기 때문에 그대로 실행한다면 제법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계적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장이었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장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매력 있는 배당주들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내가 항상 궁금했던 '어떻게'와 '왜'에 대한 내용들이다. 배당금 지급이 기본적으로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정책이기 때문에 기업의 성장률을 판가름할 수 있는 지표들에 대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배당 성향', '시가 배당률'과 같은 여러 지표들이 나오고 수치들도 많이 나와 좀 복잡하긴 하지만 차분히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특히 '배당킹 ~ 배당블루칩 전략' 부분에서는 배당주 투자의 비책이라도 발견한 느낌이었다. 배당이 강력하고 신뢰할만한 지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표와 그래프를 통해 이해를 돕는다

 

 여섯 번째 장에서는 주식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동시에 가장 어려운 것들 중 하나인 매수 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좋은 주식은 분명 우상향 하겠지만 투자란 모름지기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늘려야 하기에 고점에서 사는 것은 그 의미가 퇴색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의 배당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절한 배당률에 도달했을 때 매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앞선 장들에서의 분석을 통해 장기적으로 주가와 배당금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들을 매수할 대상 후보군으로 선정한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선택 기준이 있다.

 

 일곱 번째 장에서는 배당주를 선택하는 또 다른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장을 읽고 나면 미국 사회에서 유대인들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들과 관련된 배당주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본다. 뒤이어 미국 주식을 하나하나 찾아보며 공부하기 어려운 독자들을 위해 배당주를 테마로 하는 ETF 상품들을 소개한다. ETF는 여러 주식을 묶어 만든 상품으로, 여러 주식에 동시에 투자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뒷부분에는 한국의 배당주들을 테마로 한 ETF 상품에 대한 소개 내용도 있었다.

 

강력한 유대인 네트워크

 

 마지막 여덟 번째 장에서는 미국 주식 투자를 실행하기 위한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예를 들면 해외 주식 거래용 증권 계좌 개설과 같은. (특정 증권사를 추천하거나 하는 내용은 아니다.) 환율이나 세금과 같은 부수적인 것 같지만 무시할 수 없는 문제들도 다루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여러 사이트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환율도 빼놓을 수 없다.

 

 책 중간중간에 이전부터 미국 배당주 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인터뷰와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보여준다. 이 부분만 봐도 굉장히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같다. 각 투자자들의 인사이트를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고수들은 통하는 건지 겹치는 종목이 제법 있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책 내용이 전체적으로 데이터 기반이라는 점이다. 저자의 개인적인 감이 아니라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들을 토대로 분석한 내용을 도표와 그래프로 풀어내니 설득력이 있고 이해가 쉬웠다. 덕분에 책장 넘어가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올해 초부터 미국 주식 시장에 입성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소수몽키'라는 유튜버의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주로 미국 배당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유튜버였다. (구글의 알고리즘은 참 대단하다.) 영상을 보고 문뜩 이 책이 생각나 다시 펼쳐 보려는데 익숙한 글자가 보였다. 내가 본 영상을 찍은 사람이 이 책의 저자였던 것이다.

 

 책을 집필한 것으로 끝이 아니라 그 내용대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책 내용에 대한 신뢰도가 한층 높아졌다. 저자 직강을 보는 느낌이랄까. 배당성장주에 대한 투자를 염두에 두고 미국 주식 시장에 발을 들이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매우 좋은 가이드라인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유튜버 '소수몽키' 님 : http://bitly.kr/E3tNUy5T )


 

 책을 산지 거의 2년이 지난 지금, 배송비 포함 2만 원가량을 책에 투자한 결과는?

 

 18년 말, 비트코인 거품이 꺼지던 시기에 토스의 해외주식 매매 기능을 통해 매수해서 한동안 폭락을 경험했던 엔비디아는 코로나 사태가 한창인 지금 주가가 상승해 수익 구간에 있다. 그간 3, 6, 9, 12월에 쌓인 배당금은 덤이다. 19년 2월 14일 매수한 AT&T, 19년 2월 26일 매수한 코카콜라는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해 미국 증시의 낙폭이 커진 상황에서도 10% 이상의 수익구간에 들어와 있다. (한때 30%를 넘는 수익 구간에 도달한 시기도 있었다.) 또한 코카콜라는 19년 4, 7, 10, 12월, AT&T는 19년 5, 8, 11월 배당금이 꼬박꼬박 들어왔다. 이만하면 주가 상승, 배당금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성공적인 투자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유튜버 '소수몽키'님도 영상에서 종목을 다룰 때 항상 언급하고 나도 투자 관련 이야기를 할 때 항상 덧붙이는 말이지만, 투자 결정은 절대적으로 본인의 선택이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것이다. 이 책에, 이 글에 등장한 종목들을 그대로 따라한다고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투자 결정은 항상 신중하게.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