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 펀드를 통해 투자를 하고 있던 입장에서 올해 2020년이 제법 기다려졌었다. 세금 인하 소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P2P 펀드 투자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은 '비영업대금 이자소득'으로 취급되어 이에 대한 세금으로 소득세 25%, 지방세 2.5%로, 총 27.5%를 원천징수한다. 비영업대금 이자소득세란, 대외적으로 대금업을 표방하지 아니한 거주자가 금전대여로 얻은 이익은 소득세법 제 16조제1항 제12호의 비영업대금의 이익에 해당하는 것이며... 간단히 말해 대부업을 하겠다고 등록하지 않은 사람이 돈을 빌려주고 얻은 수익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P2P 펀드를 통해 투자를 하고 이자를 받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부합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 대해 예전부터 논의가 있었던 모양이다. 시중 은행에서 판매하는 펀드도 은행이 중개하는 것만 제외하면 돈을 모아 필요한 이들에게 빌려주고 그에 대한 이자를 분배한다는 점에서 P2P 펀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알아보니 금융상품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서는 15.4%의 세금을 부과한다고 한다. 비슷한 개념의 상품으로 보이는데 은행에서는 15.4%, P2P 펀드에 대해서는 27.5%를 세금으로 걷어간다? 충분히 불만이 생길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이 부분은 내 추측이긴 하지만.

 

 내가 추측한 이유가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세법을 개정하기로 결정이 된 것 같고, 바뀌는 세법에 따르면 P2P 펀드에 투자해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한 세금을 소득세 14%, 지방세 1.4%로 낮춰 총 15.4%를 원천징수하게 된다. 계산을 해보면 이는 작다고 하기는 어려운 금액이다. 아래 표는 연 16% 투자 상품에 1년간 투자할 경우, 27.5%와 15.4% 두 가지 세율을 적용했을 때 발생하는 수익을 계산해본 것이다.

 

연이율 : 16%, 투자기간 : 12개월, 수수료 : 원금 대비 월 0.1% 인 경우

 

 원금 500만 원을 투자할 경우 수익률은 거의 2%p 가까이 차이나며, 이를 금액으로 비교해보면 1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이 차이가 난다. 일반 투자자 수준에 맞춰 최대 한도인 2000만 원을 모두 투자하고 있다면 연 40만 원 정도의 수익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세제 혜택 적용 시기를 2020년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즐거운 마음으로 1월 1일 새해 첫 투자 상품의 상환 계획을 열어 보았다. 물론 업체는 주로 투자하고 있는 데일리펀딩. 그런데...

 

'이자계산' 탭의 설명. 2020년인데 왜..?

 

생각보다 자세한 답변이 도착했다.

 정작 사이트 안내문에는 바뀐 것이 없었다. 궁금한 마음에(사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이 매우 컸기 때문에)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1월 1일은 빨간날이기에 연락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했지만 챗봇이 있으니 답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카톡으로 문의했다. 빨간 날은 챗봇도 쉬는 모양이다. 답변은 다음날 받을 수 있었다.

 

 8월이라니. 알기로는 인하된 세율을 올해 1월부터 2020년 한 해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8월 이후부터 적용된다고 하면 4개월이다. '예상일자'라고 하는 것으로 봐서 그 조차 정확한 날짜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을 뒤져 봤다. 그런데 이 결과는 생각보다 일찍 결정된 사안인 것 같았다. 내가 몰랐을뿐. 세율 인하 시기와 관련된 기사를 찾았는데, 기사가 나온 날짜를 보니 작년으로 되어 있었다. 

(링크 : http://asq.kr/3hvNstxz)

 

 개정 세법 적용 시기를 8월 27일로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그대로 시행된다면 올해에는 실질적으로 약 4개월 정도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4개월도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12개월을 기대하고 있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기사를 보면 P2P 금융업계 측에서는 이 세제 혜택이 2021년까지 연장되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나름의 근거도 제시되어 있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실질적인 지표가 나온 것은 아니고, 정성적으로 예상하는 수준에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제 혜택이 주어지면 사용자가 증가할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하는 바이다. 어차피 낼 수밖에 없는 세금이 인하되어 실질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면 아마 한 번은 더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올해를 기다리던 입장에서는 아쉬운 상황이지만 생각해보면 세금이 더 오른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아쉬워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고 경험상 그 수익과 원금의 안정적인 회수가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앞으로 나의 투자 계획에 큰 변동은 없을 것 같다. 지금처럼 꾸준히 투자하며 8월이 오기를 기다리면 될 것 같다. 그 때까지 아무 일 없기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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